안녕하세요, 여러분. 다시읽는 사회과부도입니다. 한때 남미의 부자 나라, '석유 왕국'으로 불리며 찬란한 미래를 꿈꿨던 나라가 베네수엘라에 대한이야기입니다.
https://youtu.be/sD4_K46rbIg?si=CojODMSHTY-lZEoM
지금 베네수엘라의 현실은 처참합니다. 밥 한 끼를 사기 위해 수레 가득 지폐를 가져가야 하고, 수많은 국민들이 굶주림을 피해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한때 잘살았던 베네수엘라는 왜 이렇데 가난하게 되었을까요? 오늘은 그 원인과 결과를 국내적, 국외적 요인으로 나누어 자세히 파헤쳐 보겠습니다.
이야기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23년 스페인과의 독립전쟁에서 승리하며 한 때 대콜롬비아 공화국이기도했던 1830년 독립국가가된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 매장량을 가진 나라입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확인된 원유 매장량은 약 3,030억 배럴로, 세계 전체 매장량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약 2,670억 배럴)를 능가하는 양입니다. 물론 초중질유여서 고급기술이 필요했죠. OPEC의 주요 회원국으로서, 1970년대에 석유 가격이 폭등하자 베네수엘라는 말 그대로 돈방석에 앉았습니다.
베네수엘라가 얼마나 잘살았는지 한국과 비교해보겠습니다. 한국은 현재까지도 에너지 자원이 석탄 정도 외에 거의 없는데요. 베네수엘라는 신의 축복인지 석유가 진작부터 쏟아져나왔죠. 1960년대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서 1인당 GDP는 한국의 10배가 넘었고, 남미의 스위스라 불릴 만큼 경제적으로 안정된 국가였죠. 1970년대 오일쇼크로 유가가 폭등하며 경제는 최전성기를 맞이합니다. 당시 한국은 정부 주도도 중화학공업을 육성하며 개발도상국을 벋어나기위해 안간힘을 쓸때인데 베네수엘라는 남미를 대표하는 선진국으로 인식되었죠. 1980년대에는 한국이 제조업과 전자산업으로 고도 성장을 지속할 때 베네수엘라에는 과도한 복지 정책과 국고를 생각하지 않은 지나친 분배가 시작됩니다.
1990년대 들어 베네수엘라 경제는 오히려 후퇴하기 시작했는데 한국은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서며 베네수엘라를 역전하기 시작하죠. 2000년대 이후에는 베네수엘라는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가 사라지고, 식량과 의약품 품귀현상, 한국은 iT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격차가 더욱 벌어집니다.
2024년 기준 국제통화기금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약 36,132달러, 베네수엘라는 약 4,070달러로 약 9배에 달합니다. 1960년대 베네수엘라가 한국보다 10배 이상 잘 살았던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죠.
정부나 언론은 큰 흐름을 보지않고 현재의 현상만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렇게 타임라인과 흐름을 이해해야만 진짜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죠.
정부는 이 오일머니를 펑펑 썼습니다. 이는 국민들에게 정부가 자신들을 돌보고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었습니다. 빈민가에 무료 진료소를 세우고, 쿠바에서 온 의사들을 배치하여 무상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정부가 운영하는 마트인 메르칼(Mercal)을 통해 생필품과 식량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공급했습니다.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주택을 대규모로 건설하여 무상으로 제공했습니다. 이후 정부는 포퓰리즘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경제 전체를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차베스 정부는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경영진을 교체하고, 석유 수입이 곧바로 정부 예산으로 흘러 들어가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전문성은 떨어졌고, 장기적인 투자는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통신, 전력 등 기간산업뿐만 아니라, 슈퍼마켓, 식품 제조 공장 등 민간 기업들을 국유화했습니다.
모든 것이 풍족했고,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마치 남미의 천국에 사는 것 같았습니다. 이 시기, 베네수엘라는 중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으니까요. 하지만 이 풍요는 독이 든 성배였습니다. 베네수엘라 경제는 모든 것을 석유에만 의존하는 **'석유 경제'**로 변했습니다. 제조업과 농업은 점점 뒷전으로 밀려났고, 장롱속의 곳간 빼먹듯 이것이 바로 비극의 씨앗이었습니다.
이제 베네수엘라가 가난해진 결정적인 이유를 국내적 요인과 국외적 요인으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국내적 요인 (정부 정책의 실패)
1980년대 유가 하락으로 경제위기와 빈부 격차가 심해졌고, 1992년 군사 쿠테타를 실패했지만 인지도를 얻었고, 1999년,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을 주장하는 우고 차베스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베네수엘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합니다. 21세기 사회주의를 내세운 그는 빈민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헌법을 개정해 재선 제한을 폐지했죠. 국영 석유회사(PDVSA)를 장악해 막대한 석유 수입을 복지 정책에 쏟아부었습니다. 무상의료, 무상교육, 주거 지원, 식료품 보조금 지원 등의 정책에 국민들은 열광했습니다. 단기적인 빈곤율을 낮추었지만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지속가능할 수 없었죠.
가격 통제와 국유화: 차베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식료품과 생필품의 가격을 강제로 통제했습니다. 수익성이 떨어진 기업들은 생산을 중단하거나 문을 닫았고, 정부는 이를 국유화했습니다.
민간 기업의 몰락: 국유화와 가격 통제 정책으로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들이 베네수엘라를 떠났습니다. 생산 기반이 무너졌고, 시장에 물건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원 관리의 무능: 국영 석유회사는 전문성보다는 정부에 대한 충성심으로 운영되는 조직으로 변했습니다. 석유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는 줄어들었고, 생산량은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정부의 사회주의 실험은 단기적으로 국민들의 환심을 샀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의 심장을 망가뜨린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차베스 사망 후 2013년부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그대로 승계합니다.
국외적 요인 (외부 충격과 제재)
2014년, 베네수엘라를 지탱하던 유가가 폭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던 유가가 30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석유 외에는 아무런 생산 기반이 없던 베네수엘라 경제는 그대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정부는 더 이상 막대한 복지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되었고, 이미 생산 기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외화도 벌어들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2013년부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독재화와 인권 탄압에 반발해 강력한 경제 제재를 시작합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과 금융 거래를 막아 정부의 돈줄을 끊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2019년 마두로 정권이 재선하자 제재는 더 강해져 미국내 자산 동결과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했죠. 이러한 제재는 정부를 압박하는 효과도 있었지만, 동시에 석유 수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국민들의 삶을 더 비참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죠. 이미 무너진 경제가 외부의 제재라는 결정타를 맞은 것입니다.
미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마두로 정권이 독재 체제를 강화하고 부정 선거를 자행하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미국은 마두로 정부를 비민주적인 정권으로 규정하고,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등 정치적 압박을 가했습니다.
현재의 비참한 현실
문제는 이러한 복합적인 원인들이 겹치면서 베네수엘라의 경제와 국민들의 생활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초인플레이션: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폭등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연간 물가 상승률은 한때 100만%를 훨씬 초과했습니다. 빵 한 조각을 사려면 돈가방을 들고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화폐가치를 잃은 국민들은 버려진 돈으로 가방을 만들거나 공예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물자 부족: 경제가 붕괴하면서 마트 선반은 텅 비었고, 식량과 의약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졌습니다. 간단한 감기약조차 구할 수 없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습니다.
대탈출: 삶의 터전이 무너진 국민들은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기 시작했습니다. 수백만 명의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콜롬비아, 브라질, 에콰도르 등 이웃 나라로 탈출하는 '대탈출'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의문이 드시지않나요? 그럼에도 왜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정부를 지지할까요? 물론 복잡한 문제이지만, 이것은 차베스주의라는 강력한 이념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에 빈곤층과 소외계층에게 희망과 약속으로 생각하며 충성심,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차베스 이념을 따르게되었죠. 또한 미시온이라는 사회 복지 프로그램의 단맛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것이 국민들에게 달콤함으로 느껴집니다. 거기에 더해 현재 정부는 이 모든 위기를 외세의 경제 제재와 야당의 모함으로 돌리고 있고, 이는 주요 언론이 반복적으로 전파하며 상당수는 정부를 외부가 공격해서 이렇게 되었다라고 외부의 적으로 내부의 문제를 돌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거대한 공무원 조직과 정치적 충성도에 따른 배급으로 정당을 바꿀 이유가 없습니다. 거기에 야당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문제도 있는거죠.
마무리하며
베네수엘라의 비극은 한 가지 원인 때문이 아닙니다. 석유에만 의존했던 취약한 경제 구조와 이 석유를 잘못된 정책으로 탕진하여 국고를 바닥나게하였으며 국가를 독재화한 정부의 무능과 부패, 마지막으로 외부의 유가 폭락과 국제 제재라는 충격이 겹쳐 만들어낸 복합적인 결과입니다. 미국은 여전히 강력한 제재를 풀기도하고 강화하기도 하면서 베네수엘라 정부 길들이기를 지속하고 있어, 국민들의 삶은 여전히 가시밭길을 걷고 있죠. 한때 풍요로웠던 베네수엘라의 이야기는, 자원의 축복을 받은 나라라 할지라도 올바른 통치와 건강한 경제 구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에게 뼈아픈 교훈을 남기는 듯한데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아 물론 한국은 베네수엘라 처럼 될 수가 없습니다.경제, 정치, 사회적으로 복합적인 문제들이 한꺼번에 발생할 확률이 낮기 때문인데요.
제조업을 경시해야하고, 생산성이 떨어져야하며 무분별하게 복지정책을 남발해 국고를 낭비해야하고 시장 기능을 왜곡해야하고 무역이 약화되야하고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고 야당을 탄압해야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비판과 견제가 사라져야하고 비합리적인 정책과 법안이 쏟아져나와야하고 극심한 빈부 격차와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야하고 수백만명의 국민들이 해외로 떠나야하기때문인데요. 한국은 그럴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죠.
오늘도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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